박물관 속 문화유산 # 5
청동기 시대에는 청동 제련 기술을 습득한 집단들이 청동으로 도구를 만들고 집단을 형성하며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등장하였습니다. 신분의 분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청동으로 만든 도구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비파모양의 청동검입니다. 고조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 비파형 동검은 청동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만들었던 만큼 우리에게 강조되지만 사실 간돌검이라고 돌로 만든 검이 지배자들의 위세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비파형동검이 무슨 의미가 있길래 고조선의 상징이자 의미가 있다고 배우고 있는 걸까요?
1. 비파형동검의 다양한 명칭
비파형동검은 중국 악기 비파를 닮아 '비파형 동검'이라 부르기도 하고 고조선의 특징적인 유물이라 '고조선식 동검', 검신과 손잡이를 따로 만들어 결합하는 형태로 만드는 청동검이 중국 요령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동북 지역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어 '요령식 동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청동검의 특징에 따라 비파형 동검, 고조선식 동검, 요령식 동검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똑같은 청동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요령식 동검은 명칭이 어렵기는 하지만 청동기 시대가 지나가면서 초기철기 시대 검신이 가늘어진 '세형동검'이 제작됩니다. 이 세형동검은 한반도에서 중심적으로 발견되는데 '한국식 동검'이라고 부르고 있어 '요령식 동검'과 출토지, 문화권을 고려하여 비교할 수 있어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비파형 동검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중국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고조선 영역으로 배우는 곳에서 주로 발견이 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도 발견됩니다. 현재 연구 성과에 따르면 중국 요서, 요동지역에서 청동 제련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한반도 지역으로 영향을 주었고 상호 작용을 하며 청동 문화가 발달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 내에서는 청동 도구 제련소나 채광 유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거푸집 등이 발견되고 있어 단순히 청동검을 수입하지 않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기술들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요령식, 한국식 이러한 명칭보다 비파형 동검처럼 조금 더 직관적인 명칭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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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형 동검, 청동기, 길이 33.4cm, 국립중앙박물관, 신수 3094 (사진출처 : 이뮤지엄) |
세형동검, 청동기, 길이 33cm, 국립중앙박물관, 신수 2578 (사진출처 : 이뮤지엄) |
2. 중국 청동검과 비파형 동검의 차이
우리는 흔히 비파형 동검이 고조선의 유물 처럼 무조건 생각하기는 하지만 경계와 기록이 명확하지 않은 고대의 시대에는 유물의 국적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기에 상당히 애매한 점들이 있어 곤란한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류를 최소한으로 하고자 문헌자료에서 등장하는 고조선의 영역에 대한 검토들을 바탕으로 고조선의 문화유적을 특정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중 고조선의 중심지가 어딘지에 따른 요령설, 평양설, 중심지 이동설이 주목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학계에서 중국 문화권과 고조선 문화권에서 크게 구분하는 요소들이 존재 합니다. 청동기가 함께 출토되는 것들의 차이, 한반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비파형 동검의 경우 대체로 3부분을 조립해서 하나의 것으로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슴베 부분과 손잡이의 연결을 단단히 하기 위해 'C'자 모양으로 홈이 파져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비파형 동검의 용도는?
비파형 동검은 청동기 시대 희귀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검으로 주로 지배자의 힘을 보여주는 도구로 이해가 되어 왔습니다. 형태가 검이다 보니 이 비파모양의 동검이 전쟁에서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에 치중되기도 하였으나 여러 자료들의 발견과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용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사에서 사용된 도구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1차적으로 비파형동검이 현재 발견되는 곳을 보면 매장 유적, 주거 유적, 제사 유적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출토지를 고려했을 때 청동검이 전쟁에서 활용한 무기였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비파형 동검의 대부분은 연마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윗 부분만 날카롭게 날을 살려 실제로 어떤 것을 찌르는 용도에 특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전쟁에서 사용했을 무기였을 지는 조립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정신 없이 싸워야하는 전쟁 속에서 실용성과 내구성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이 기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비파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형태로 찌르기가 주 목적인 점, 제사 유적, 매장 유적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정적인 상황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의례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추측이 됩니다.
하지만 여러 학설들이 있는 만큼 비파형 동검의 실체와 의미는 어떤 것이 맞는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비파형동검에 대한 많은 후속자료들이 발견되길 바랄 뿐입니다.
비파형 동검에 대한 영상을 보시면 더 재미있게 문화유산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문헌
김정배, 고조선과 비파형동검의 문제, 고조선 단군학12, 고조선 단군학회, 2005.
성경당, 한반도 청동무기 연구, 전남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박사학위논문, 2009.
박준형, 대릉하~서북한지역 비파형동검문화의 변동과 고조선의 위치, 한국고대사연구66, 한국고대사학회, 2012.
이후석, 요동지역 비파형동검문화의 청동 네트워크와 교류, 선사와 고대 66, 한국고대학회, 2021.
참고사이트
국립중앙박물관
이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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